LA의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목차
1. 스케일이 다른 자동차 문화
2. 흔한 엘에이 남녀의 패션
3. 진정한 멜팅 팟
4. 풍요로운 사막
5. 재미 한국인의 문화
6. 미드 현실화 돋는다
1. 스케일이 다른 자동차 문화
이모 댁에는 가족이 다섯 명 있다. 이모, 이모부, 아직 학생들인 사촌 셋. 자동차는 두 대인지 세 대인지가 있다. 그것도 다 큰 걸로. 다른 집들도 다 운전을 할 수 있는 인간의 수만큼 자동차가 있다. 이모와 이모부는 30km 떨어진 일터까지 30분만에 출근할 수 있다(!) 기름은 한국의 거의 반값인 것 같았다. 갤런과 달러를 리터와 원으로 대충 변환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많이 생겼을 테니 반값까지는 아니겠지만.
길을 걷는 행인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주택가에도 사람들 몇 명 없다. 차들만 씽씽 다닐 뿐, 걷고 있는 건 나 하나. 버스가 다니긴 다니는데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 세 번 타 봤지만, 붐빈 적은 한 번도 없고- 무슨 이유인지 동양인은 한 명도 없었다. '어, 거기 바로 집 앞이야. 가까워.'라는데 그 거리를 걸으려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iHop에서 아침 식사하려고 여름 LA 땡볕을 쬐며 왕복 3시간 걸은 이야기는 다음에) 땅이 넓으니 거리가 가깝다는 것의 기준도 다르다.
차가 많긴 많을 텐데 많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가 보다. 도로도 널찍하고, 주차 칸도 주차하기 편하게 참 넓다. 자동차들은 엄청 빨리 다니는데, 위험하게 다니지는 않는다. Stop 사인을 보면 주위에 아무리 차가 없어도 꼭 멈춘다. 길도 네모네모 똑바르고 최소 왕복 2차선이라 난감할 일도 없어 보인다. 앞지르기, 끼어들기같이 운전자를 예민하게 만드는 상황이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미국 토박이가 한국에서 운전하려면 시내 주행 연수 받고 해야 할 것 같다. 프리 웨이에서 140-150km 밟는 것은 예사인 것 같다. 한국에서도 급한 사람들이 그 정도 밟지만, 여긴 그냥 단체로 그렇게 흘러간다.
카메라 단속 없이 교통 경찰이 잡기 때문에, 흐름에 맞춰서 달린다면 규정 속도가 넘어도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잡으려면 다 잡아야 할 테니. 이게 바람직한지, 바람직하지 않은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 잡히면 벌금이 엄청나다. 속도 위반 시 벌금이 500불 정도 나오고, 교육받아야 하고, 교육비까지 내야 하고, 보험료까지 오른다고 한다. 만일 한국처럼 7만 원 내고 땡이었다면, 미국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처럼 운전했을 거라는 이모부의 말씀.
2. 흔한 엘에이 남녀의 패션
엘에이에는 멋진 남자가 별로 없었다. 할리우드 Blvd. 뒤에 있는 인 앤 아웃 버거에서 잘생긴 사람들 두 명 봤지만, 정말 그 큰 도시에 멋진 남자가 그토록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같았다. 나야 놀러만 다녔으니, 일하러 갈 때 멋지게 수트 빼입은 모습을 볼 일이 없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엘에이 남자들은 너무 멋이 없었다.
왕훈남 배우 조셉 고든 레빗(왼쪽 사진/32세/LA출신) 씨께서 엘에이 남자 복장을 갖춘 것을 보고 나는 깨달았다. 저 유행(?) 때문에 멋진 남자도 안 멋져 보였던 거다. 물론 패셔너블한 사람들도 있긴 있었지만 정말 너무나 많은 많은 엘에이 남자들이 저런 바지를 입고 다녔다. 나이가 10살이든, 50살이든, 동양인이든, 백인이든, 저런 바지가 아니면 버뮤다 바지를 입고 다녔다. 위의 사진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까지 더해 주면 완벽하다. 종종 긴 양말에 운동화가 아니라 샌들을 신기도 한다...
여자의 옷차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겠다. 오른쪽은 빅뱅이론에 등장하는 엘에이 거주 女, 페니. 젊은 엘에이 여자들의 패션을 보여 주고 있다. 보통은 저런 옷차림에 신발은 플립 플랍을 신는다. 나도 대중심리에 못 이겨 한 켤레 샀을 정도로 엄청난 플립 플랍 플립 플랍 플립 플랍. 한 여름에 플립 플랍은 한국 여자들도 쉽게 신으니 평범하다. 희한한 점은 시원하게 민소매, 핫팬츠 입어놓고 어그부츠, 웨스턴 부츠, 워커 등을 신어서 발을 덥게 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다는 거다. 서부를 배경으로 한 미드에서 젊은 여자들이 종종 저러고 나오는 걸 보니 서부의 look....인가 보다....
내가 여자이다 보니, 여자들이 하고 다니는 모습에 좀 더 민감했던 것 같은데- 이곳 여자들은 미백보다 태닝이다. 뜨거운 태양 때문에 미백을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지만........ 도자기마냥, 인형마냥 풀메이크업 한 사람은 못 봤고, 머리스타일도 특이하진 않았다. 짧은 머리가 별로 없었던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미국 사람들은 체격이 더 클 거란 편견이 깨졌다. 키가 크긴 큰데, 생각보다 살이 많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다들 다리가 참 길고 날씬했다.
3. 진정한 멜팅팟
인종의 용광로는 말이 어쩐지 섬뜩하니까 그냥 멜팅팟이라 해야지. 정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는 곳이었다. Los Angeles라는 이름이 말해 주는 것처럼 원래 멕시코 땅이었기 때문에 거리나 건물에서 스페인풍, 멕시코풍, 미국풍이 동시에 느껴진다. 특히나 스페인스러운 주택들이 많다. 직사각형 위에 반원을 끼얹은 듯한 완벽한 아치 형의 문과 창문들, 벽돌이나 패널이 아닌 민자 벽 등.
무엇보다 멋진 건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다. 내가 머문 Arcadia는 배산임수의 입지라ㅋㅋㅋ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히스패닉도 많고, 백인도 많고, 그 밖에 인도 사람 등... 다양했는데 워낙 다양하다보니 인종은 인식이 안 되고 '사람들이구나' 싶었어서 기억이 안 난다. 조선족을 한 분을 만났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그 분만 해도 한국어, 중국어, 영어에 모두 능통하다고 하니... 다중언어 구사자들이 많아서 부러웠다.
음식점이나 대학교나 해변에는 여러 인종이 섞여 있지만, 문화가 다르다 보니 인종 별로 선호하는 장소들은 다른 듯 했다. 산, 국립 공원, 골프장, 공원 등에는 백인들이 많았고, 아울렛같은 쇼핑 몰에는 동양인이 더 많았다. 아무튼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음식이 있고, 다양한 문화가 있는 게 참 좋았다. 그래서 요즘은 문화들이 녹아든다는 멜팅팟이라는 단어보다 다양한 채소들이 각자의 모양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롭다는 의미로 샐러드 볼이라는 단어를 쓴다지!
4. 풍요로운 사막
초딩인 사촌 동생이 가르쳐 준 건데, 캘리포니아도 원래는 허허벌판 사막이었다 한다. 그 말이 맞긴 맞는 것 같다. 엄청 건조하고, 해는 몹시 뜨거워서 스프링쿨러 영역 밖에 있는 잔디들은 노랗게 타들어가 있을 정도니까. 사람들이 다른 주에서 물 끌어오고, 나무를 심어서 지금의 풍요로운 캘리포니아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수질이 안 좋은 건 기나긴 수로를 타고 오느라 그런 거라는 말도 들었다.
수질이 어떻냐면, 뻑뻑하다.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거나 세수를 하면 뻑뻑하다. 물 맛도 약간 달다. 난 원래 귀차니즘과 유분 때문에 샴푸 후 컨디셔너를 생략하곤 한다. 그러나, 그 물로 샴푸를 끝내면 머리가 몹시도 뻑뻑해서 강제로 컨디셔너를 써야 한다. 게다가 석회질 때문에 세면대에 희끗희끗한 자국이 남는다.
사막에서 풍요의 상징이 된 캘리포니아! 가공되지 않은 먹거리는 전부 싸다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과일들이 있고, 해산물이 있다. 물론 한국에도 수입 과일들이 많지만, 나는 그런 비싸고 이국적인 과일들을 일부러 먹은 적이 없기에 처음 먹어본 게 많았다. 사과같이 작은 배, 하미 멜론, 아보카도, 리치 등등. 다 맛있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었던 귤은 정말 맛이 없었다. 귤은 역시 제주도여.
음식만 풍요로운 게 아니다. 뭐가 됐든 아끼지 않는 듯 하달까. 분리 배출도 안 한다. 얼마나 아낌 없는 느낌인가! 심지어 쓰레기 봉투도 따로 없다. 그냥 버리고 싶으면 봉지에 쑤셔넣어서 버리는 거다. 나는 미국하면 엄청난 소비(=낭비와 오염)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연상되고, 그 점을 참 싫어하지만, 풍요롭다는 주제에 알맞는 이야기라 넣어 봄.
5. 재미 한국인의 문화
내게는 친척 방문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순전히 여행 목적으로 LA에 들른 사람들보다 주택가 풍경이나 재미 한국인의 문화를 많이 접한 것 같다. 원래는 이민자들과 이민 2세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 그냥 한국 사람이니 한국 사람처럼 살 것이고, 2세들은 적당히 상황에 맞춰서 미국인이 되었다가 한국인이 되었다가 할 거라 생각했다. 그게 거의 맞긴 맞지만, 접해보니 꽤 재미 있고 새로웠다.
일단 엘에이 근교의 한국인 수는 80만 명이 넘는다. 땅이 넓다 보니 밀도는 낮지만, 고양시 인구 정도는 되는 셈이다. 그래서 한국 도시에 있을 법한 것은 다 있다. 큰 한인 교회도 있고, 라디오 방송도 있고, 심지어 설교 전문 라디오 채널도 있고, 중국집도 있고, 학원도 있고, 나이트 클럽도 있다. 하지만 코리아타운이 형성된 것이 40년 전인지라(그래서일 거라고 믿는다) 코리아 타운은 마치 70-80년대같은 느낌이었다. 그 점이 가장 재미있었다. 라디오 아나운서들과 광고 성우들의 목소리마저도 예스러웠다. 지금 한국의 트렌드와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윌셔 가에는 금융 빌딩들도 있다는데, 나는 차로만 지나다녀서 잘 모르겠다. K타운의 영역이 매우 넓다는 것은 느꼈다. 다운타운에 Java 라는 쇼핑몰 비슷하게 생긴 곳이 있다. 우리 나라로 치면 동대문 같은 도매 시장이라 한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옷들은 북미와 남미로 골고루 퍼져 나간다. 이 곳의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국인이라 한다. 내가 공항에서 나와 처음으로 들른 곳이 자바인데, 이모부가 차를 끌고 들어가면서 경비원과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컬처 쇼크를 받았다. 지는 해를 등지고 키가 엄청 큰 야자수와 다운타운의 빌딩들이 까맣게 서있는데, 한국인 경비와 한국어로 대화를 하다니! 낮에 갔더니 남미 사람들이 많았다. 스페인 말이 마구 들렸다. 그 사람들도 자바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한다. 다운타운에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빌딩들이 있었다. 파리 바게뜨, 미스터 피자 등 한국 프랜차이즈도 있었다.
한국인들은 아무것도 없이 왔지만, 빠른 기간 내에 경제적인 성취를 이뤄냈다고 한다. 이모부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다른 문화의 사람들에 비해 부지런하고 악착같다고 한다. 게다가 미국은 하는 만큼 버는 나라이고. 미국의 미디어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한국인에 대한 편견이 있다. 엄마들 교육열이 엄청나고, 모두 교회에 다니고, 애들은 다들 공부벌레라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일단 맹모삼천지교의 상황이었다. 이모와 이모부는 사촌 동생을 좋은 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다고 하고, 둘째, 셋째들 수준에는 성적 받기가 힘들 것 같아 조만간 또 다른 곳으로 이사하신다고 한다. 지금 이모와 그 가족이 사는 동네는 넉넉한 중국인들이 건너와 배산의 입지에서 여유롭게 살며, 원정출산도 좀 하고 그런 동네라 한다...ㅎ_ㅎ 그래서 사촌 동생의 주관적 통계에 따르면 자기 학교 학생의 70%는 중국인, 20%는 한국인, 10%는 백인이과 라틴계라고 한다. 중국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그 학교의 학생들이 다들 좋은 대학에 간다니 중국인들의 교육열은 얼마나 대단한지!
교회는 정말 한국인이 미국에 가면 꼭 가게 되는 곳인가 보다. 언어 장벽이 없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따뜻한 분위기에 한국 음식까지 먹을 수 있는 곳은 교회 뿐이겠지. 다들 교회에 가짜로 다닌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는 진정하고, 누군가는 그냥 다니고, 누군가는 원하는 바가 있어 다니겠지. 그냥 교회다. 코리아타운에서 느낀 이질감과 대조 되게 교회는 한국과 그냥 또오옥같았다. 목사님이 '주차장'을 '파킹랏'이라 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한국인 줄 알았을 거다.
그리고, 한류는 거품이 아니었나 보다. 나는 한류가 늘 거품이고 허풍이라 생각해 왔는데, 사촌 동생의 중국인 친구들이 항상 케이팝을 듣는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인디 밴드나 신인 가수들의 노래까지 샅샅이 찾아 듣는다고... '어머 너 한국인이야? 한국어 좀 가르쳐 줘! 한국 남자들은 어떻니? 정말 그렇게 멋지니?' 이런 질문을 듣기도 한다고 한다.
재미 한국인의 문화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민 1세와 이민 2세의 엄청난 차이다. 이민 1세인 이모부와 이모는 누가 뭐래도 한국 것이 편하신 것 같았다. 한국어를 쓰고,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보며 한식을 차려 먹으며 뭐 그런 식이다. 반면 미국 땅에서 태어나 지금 8살인 막내 아이는 한국어를 잘 못한다. 엄마 아빠한테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형과 누나에게도 영어로 말하며, 엄마 아빠에게도 영어로 할 때가 많다. 난 이 점이 참 신기하다. 엄마 아빠가 한국어를 쓰며 애들을 길렀는데 애들은 영어가 훨씬 편하다는 것이! 다른 집 애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한국어를 잘하는 어른들은 많았지만, 그 사람들의 배경은 어떤지 몰라서. 자라면서 한국어도 같이 잘하게 된 걸까, 아니면 한국에서 자란 걸까.
6. 미드 현실화 돋는다
한국 드라마처럼 미국 드라마도 허풍과 거짓말이 가득할 뿐일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연출된 상황도 있는 게 당연하지만, 의외로 현실적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미드 현실화. 검은 수트를 말끔히 차려 입은 대머리 백인 아저씨가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입국장에 서 있다가 긴 비행을 마친 듯한 아저씨를 발견했다. 대머리 아저씨는 악수를 하며 'It's really gald to finally meet you.' 이런 말을 했다. 대머리에 검은 수트라니...
미드 현실화는 그 날 저녁에도 계속 됐다. 차고에는 차 뿐만이 아니라 온갖 물건들을 보관하고, 밤 거리에는 개 짖는 소리만 들렸다. 다음 날 아침에는 집 문을 열었더니 갑자기 튀어나온 훈남이 미소 지으며 Hi 했으며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음식점의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들은 훈훈하고 친절했다. 'My name is Eric, I am your server today.' 이런 인삿말도 꼭 해 주었다. 그나저나 Din Tai Fung에서 우리의 서버였던 에릭은 참 훈훈한 중국계 청년이었지. 남에게도 쉽게 인사하고, 남과 쉽게 소소한 대화도 하고, 길가에서 오빠들이 아카펠라 하고, 자기들이 만든 음악을 들어보라며 불러 세우고, 버스 기사 아저씨는 우락부락한 체격에 짧고 밝은 색상의 뻑뻑해 보이는 머리카락을 목 뒤로 땋고 있었다.
무엇보다 내게 가장 큰 미드 현실화 쇼크를 안겨 주었던 일은 몰에서 일어났다. 미드를 보면 청소년들이 항상 몰에 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몰이라기에 나는 그냥 한국의 아울렛 정도를 생각했지만 달랐다. 중요한 건 몰이 아니라, 몰에서 판촉하는 남자들이 미드 현실화 쇼크의 최고봉이었다는 거다. 헤어 제품이나 피부 관리 제품을 팔려고 다가오거나 지나가는 행인에게 말을 거는데, 말투가 예전 미드에서 등장하던 전형적인 게이 캐릭터와 똑같았다. 'What did you do to your hair? I love your hair.', 'Give me your wrist. Oh, not that one. the left one. the beautiful one.' 난 그런 게이 캐릭터는 순전히 제작자들이 지어낸 가짜라고 생각했는데! 아님 판촉하려고 그 캐릭터를 따라하는 걸 수도 있었겠지만. 자세히 어떤 말을 했는지는 다음에 몰 방문기를 적을 때.
위에서 언급했던 흔한 남녀의 패션도 미드 현실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참, 젊은 사람들이 길에서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도! 고딩인 사촌동생이 말하길 학교에 배가 불러서 등교 하는 애들, 자기 애를 안고 오는 애들, 낙태 수술을 하는 애들이 있다고 한다. 낙태야 남 몰래 하니 얼마나 하는지 나는 모르겠지만, 한국 고등학교에 자기 애를 안고 등교할 수 있는 애가 과연 있을까 싶었다.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아이를 낳기로 한 10대 미혼모들이 비교적~ 그나마~ 조금 더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은 부럽다.
2013. 9. 12.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