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all, love is you." — from 'Because' by The Beatles
불과 며칠 전에 내가 나 외의 사람들을 '날 언젠가 반드시 속이거나 상처입힐 잠재적 위험'으로 단정지어놨다는 걸 깨달았다. 차가운 도시의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무의식 중에 준비 해 두는 방어막 정도겠지만. 엄마가 그랬다. "사람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이 많아."
비틀즈 노래를 너무 많이 들어서 60년대 사상이 내 안에 자리잡은 걸까ㅎ.ㅎ 아니면 지난 겨울에 알게 된 그 독특한 아이 때문일까. 요즘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을 조건이나 차별 없이 사랑하고, 태초에 모든 존재가 그랬듯이 다시 하나가 되기를 열망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또 누구든 마음 한켠에 순수와 진심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특히 기독교가 내 믿음을 더 굳혔다. 기독교의 다른 부분은 확신이 안 서지만, '신앙'을 '나와 하나님 사이의 신뢰와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은 늘 좋아했다. 사람들은 완전한 사랑을 간절히 원하지만 서로에게서는 구하기 힘들기에 전지전능한, 그래서 이데아적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인 하나님을 찾는 것이다.
가끔 혐오만로 가득 찬 사람들도 한둘씩은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 사람들도 내가 알지 못하는 두려움이나 상처를 갖고 있는 거겠지. 상처 입고,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이야말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아 마땅하며, 작고 불완전한 나의 사랑이나마 줄 수 있는 데까지는 건네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가슴 속에 난데없이 피어난 이 인류애는 일시적인 변덕일 테지만, 생각을 하다 보니 삶이 늘 나빠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까지 도달했다. 게다가 내일은 토요일이고, 냉장고에는 아이스크림과 맥주와 와인이 있고 행복해서 춤 좀 출게요.
2014. 2. 28.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