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2001 Space Odyssey (1968)
100/100
스탠리 큐브릭 탐구 2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당시 사람들이 21세기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했구나.
시대의 문제인지 남성 감독의 문제인지 영화 산업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매번 그렇지만 서비스업은 여성이, 역사에 한 획을 긋거나 영화 진행 상 중요한 역할은 꼭 남성이 하는 것이 조금 거슬렸다.
인터미션까지 있는 길고 느린 영화. 길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몇몇 장면은 지루함과 재미있음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기도 했다. 무중력 상태를 느리게 표현했는데, 빠른 화면 전환이나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긴장감이나 몰입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단 걸 자랑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무리 화면을 빨리 움직여도 뻔하고 지루한 액션 영화들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흥미로움.
시계태엽 오렌지에서도 느꼈지만 음악과 소리를 참 잘 사용한다.
60년대 sf 영화인데 특수 효과나 분장이 정말정말 괜찮다. 정말정말.
독특한 구도와 화면, 촬영법, 분명한 연기, 연출법이 눈에 띄었고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절제된 카메라 워크가 정말 정말 좋았다.특히 초반 인류의 새벽에서 검은 돌이 등장한 장면의 연출은 너무 신선해서 흥분될 정도였다. 목성 들어가기 전 삐까번쩍 하는 부분은 해석 불가에 깜짝깜짝 놀라고 무서웠다. 엔딩도 아기가 너무 커서 약간 무서웠음... 생명과 세계의 순환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어쨌든 이 영화도 내용보다는 연출의 세밀함을 더 파고 싶은 스타일. 온갖 재료로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을 코 막히고 술 취한 채 먹는 듯한 아쉬움이 든다. 더 맛보고 즐기고 싶다. 미학 공부의 필요를 느끼지만 그나마 읽던 책을 잃어버렸다는 거.
- 아무튼 내 인생의 모든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